시의원, ‘인물다운 인물’을 뽑자

[기자 칼럼]

추석 연휴를 맞아 시민들 사이에서는 내년 6월 3일 실시되는 지방선거 이야기가 오르내리고 있다. “이번엔 누가 준비하고 있다더라”는 말이 곳곳에서 들린다.

시장과 도의원 선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는 시의원 선택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시의회에는 ‘인물다운 인물’이 필요하다. 시의원은 단순히 예산을 심의하거나 삭감하는 감시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시정의 방향을 함께 설계하고, 지역 공동체의 단결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돕는 동반자이자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수레가 제대로 굴러가려면 두 바퀴가 함께 돌아가야 하듯, 집행부와 의회가 조화롭게 협력할 때 비로소 계룡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특히 계룡시는 전국 지자체 중에서도 역사가 짧은 신생 도시다. 애향심과 정치문화가 아직 뿌리내리지 못한 만큼, 더 헌신적이고 성숙한 인물의 등장이 절실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역의 유력 인사들이 여전히 시의원 출마를 꺼리고 있다. 이는 일종의 자기 과시이거나, 혹은 정치와의 거리두기로 읽힌다. 그 결과 선거 때마다 “찍을 인물이 없다”는 탄식이 반복되고 있다.

타 지역은 후보자의 성장 과정과 인품, 역량을 잘 알고 있지만, 계룡은 전국 각지에서 이주한 인구가 많아 후보의 ‘떡잎’을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로 인해 시의회는 중앙정치를 흉내 내듯 싸움질로 존재감을 드러내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로 일관해 시민들의 피로감을 키워왔다는 평가도 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계룡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유권자의 선택이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후보의 품격과 능력, 지역에 대한 헌신 의지를 냉정히 평가해야 한다.

시의원 한 명 한 명의 수준이 곧 계룡의 수준이며, 그들의 철학과 비전이 계룡의 방향을 좌우한다.

다행히 이번 시의원 선거에서는 고급 장교 출신 예비역과 지역의 신망 있는 인물들이 출마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계룡시와 시의회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다만 정치적 독립성이나 개인적 인지도만을 이유로 무소속 출마를 고집하기보다, 각 정당의 공정한 공천 절차를 통해 후보가 되길 권한다.

또한 시의원 출마에 자기 신념에 사로잡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에고이스트형 인물은 사양한다. 시의원은 개인의 무대가 아니라 시민을 위한 봉사의 자리다.

이제 공은 시민에게 넘어왔다. 좋은 시의회를 만드는 일은 정치인의 몫이 아니라 유권자의 몫이다.

투표는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도시의 품격을 결정하는 시민의 권리이자 자존심이다.

“누가 더 헌신적이고 인물다운가”, “누가 계룡을 진정으로 사랑하는가”를 시민 스스로 물어야 한다.

그 물음과 선택이 쌓여, 계룡은 명실상부한 ‘국방수도’이자 가장 화목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기 때문이다.  / 정병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