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시의 예술단 ‘시울림’, 홍성에 날다. 

소리짓 “평화의 노래” 홍성문화원 공연장에서 열려

계룡의 한 예술단체가 지역간 소통과 교류의 물꼬를 텄다.

계룡시에 둥지를 틀고 활동하는 시소리극단 ‘시울림’이 준비한 ‘소리짓 평화의 노래’가 지난 8일 오후 7시 홍성문화원 공연장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공연은 계룡과 홍성의 예술인들이 함께 연출해 ▲당신을 향하여 ▲평화를 노래하다 ▲평화의 서막 ▲가슴의 상흔, 나비로 날아 ▲영원하라, 평화의 금수강산 등 다섯 무대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공연을 기획하고 감독한 시울림 정성우 단장(사진)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출연진과 최소 규모의 관객만을 모시고 소박하게 진행했다”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 공연의 주제는 대한민국의 평화를 염원하는 것으로, 일제강점기 국권회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충남도가 지정한 5인의 애국열사(김좌진, 윤봉길, 이동녕, 한용운, 유관순)의 애국정신과 위안부 할머니의 아픔을 같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금연주로 막을 올린 첫 무대는 ‘당신을 향하여’라는 이름으로. 5분의 애국열사를 향하는 마음을 오롯이 담아내는 절절한 음색으로 ‘울밑에선 봉선화야’ ‘천년바위’를 뿜어냈다.

생활예술인 박종후, 이영숙 연주자의 무대로 공연의 주제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울림을 주는 대금연주였다.

두 번째 무대는 ‘평화를 노래하다’라는 ‘시소리극’ 이었다. 시울림이 창작한 새로운 장르인 시소리극으로 선보인 ‘평화를 노래하다’라는 공연은 충남의 5인의 열사의 혼과 정신을 되새기는 감동의 시간을 토해냈다.

특히 (사)매헌윤봉길월진회를 문화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는 시낭송과 합창단 19명이 출연하여 20여분간 계속되는 극과 합창으로, 우리 애국열사의 아픔과 열정 그리고 정신을 충분히 담아내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세 번째 무대는 ‘평화의 서막’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졌다. 숭고한 희생과 정신으로 되찾은 평화를 간직하는 서막을 형상화 한 것으로 소박하면서도 탄탄한 오카리나 연주로 채운 시간이었다.

지역에서 전문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정정자 연주자의 ‘You raise me up’과 새롭게 편곡된 ‘아리랑‘이 공연장 전체를 꽉 채운 알토란같은 공연이었다. You raise me up은 '당신들(You)의 숭고한 희생으로 이 나라가 이렇게 세워졌음(raise)을 그린 것이다.

네 번째 무대는 ’가슴의 상흔, 나비로 날아‘라는 시소리극이 무대에 올랐다.

이는 시소리극단 ‘시울림’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큰 상흔을 가지고 계신 위안부 할머니의 아픔을 우리가 어루만지고 평화로운 이 땅 대한민국에서 함께 행복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은 감동의 메시지를 전했다.

마지막 다섯 번째 무대는 ‘영원하라, 평화의 금수강산이여’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금수강산의 아름다움과 영원한 평화를 염원하며 퍼포먼스로 승화한 격조있는 시낭송이었다.

이날 마라도에서(김수열 시, 한선자 낭송), 한강은 흐른다(오세영 시, 박영예 낭송), 금강산(율곡 이이 한시, 김윤수 낭송), 내 나라 땅을 밟고 백두산 해돋이를 보다(이근배 시, 윤숙희 낭송) 등  4편의 시가 대한민국을 형상화하고 아름다움을 자아낸 뒤 막을 내렸다.

시끌벅적해야 할 커튼콜 시간,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극히 단촐한 객석, 하지만 끝까지 함께하면서 감동의 무대에 힘찬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면서, 이를 지켜본 기자의 마음도 뭉클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정성우 시울림 단장(사진)은 “금년은 모두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처한 공연예술 역시 자유롭지 않음이 사실이지요. 그래서 긴 시간을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잘 알기에 소박한 무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그 뜻을 이루는 과정 역시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출연진이 함께 연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고 그로 인해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긴장감과 초조함은 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 최고, 최선이 아니라도 우리에겐 차선이라는 발자취도 있지, 최고의 차선을 만들어보자’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오늘의 무대입니다.” / 정병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