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혁신위원장·· 최후의 카드

변평섭 고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국정감사장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사용한 법인카드 사적 유용을 시인한 발언을 두고 당내에서 시끄럽다.

김 지사는 이에 대한 야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법인카드 사적 유용이 100건이 된다며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자 민주당 강성파, 특히 ‘개딸’들의 김 지사에 대한 비난이 터져 나왔다.

김 지사를 ‘수박’이라고 하는가 하면 ‘제2의 윤석열 냄새가 난다’라는 주장이 당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했다.

심지어 김 지사를 제명하자는 소리까지 등장했다.

김 지사가 법인카드 사적 유용은 이 대표나 부인 김혜경 여사가 아닌 배 모 직원이라고 해명을 하고 나섰지만 ‘개딸’들의 비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최근 책을 발간했는데 그는 이 책에서 윤석열 정권의 탄생에 대해 ‘책임의 8할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의원들에게 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와 같은 주장에 불편해하지만 그러나 ‘개딸’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정말 개딸들의 애당심, 특히 이재명 대표를 옹위하는 충성심은 뜨거운 정도가 아니라 무조건이다.

심지어 이 대표 구속 동의안에 가결 투표를 한 의원들에 대한 제명도 강력히 요구하고 있고, 이 대표도 이들 강성 당원들의 눈치를 보느라 징계 여부 결정이 늦어졌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 힘은 이와 같은 개딸들의 행동을 팬덤정치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정말 국민의 힘에서는 그들을 비웃기 전에 자신들을 돌아봐야 한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 김기현 국민의 힘 대표 등 당 중진들이 총출동하여 자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러나 그들이 열심히 할수록 표가 떨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강서구는 호남 출신과 충청 출신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연단에 올라가 지원 유세를 하는 사람들은 한둘을 빼고는 거의 경상도 출신들―김기현 대표(울산),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박대출 정책의 의장(경남), 장예찬 최고의원(부산)… 등등.

이들이 쏟아내는 경상도 억양 일색의 연설에 얼마나 주민들이 정서적으로 공감을 했을까? 이렇게 세심한 배려 없이 선거 전략을 짜고도 표가 많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으면 큰 오산이다.

그런데 더 실망스러운 것은 선거 참패 후 고민 끝에 당의 모습을 바꾸겠다고 했는데 돌고 돌아 그냥 제자리로 왔다는 것이다.

울산 출신의 김기현 대표도 그대로이고 공천과 선거 실무를 책임질 사무총장에 이만희 의원(경북), 원내대표 윤재옥 의원(대구) 등, 당의 얼굴이 그대로 영남 편향을 드러냈다. 선거 패배를 반성한다면서 너무 안일하고 열정도 느끼지 못할 반성문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 힘은 어쩌면 지금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중동순방을 마치고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그것을 느낄 것이다.

168석의 거대 야당에 포위돼있는 데다 민노총 등 격렬한 조직들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진보 언론과 심지어 유튜브에 이르기까지 시비의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또한 경제지표는 여전히 불안하다.

이런데도 위기를 느끼지 못한다면 수도권만 문제가 아니라 전국이 문제가 될 것이다.

다행히 이번 인요한 교수를 혁신위원장에 앉힌 것은 국민의 힘과 여권이 위기를 극복할 최후의 카드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모두가 자신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워야 한다. 이번에도 혁신의 기회를 놓치면 정말 심각한 내일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