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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도 지도자감이 없습니까  
변평섭 |    작성일 : 2022-09-07

이렇게도 지도자감이 없습니까



   변평섭 고문

 

198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고려대학교 학생회가 통일민주당의 김영삼, 평화민주당의 김대중 두 대통령 후보를 초청하는 시국 토론회를 가졌다.

시국 토론회의 목적은 야당 후보를 단일화하여 군사정권을 청산하고 정권 교체를 이루자는 것이었다. 김대중 후보 측에서는 기꺼이 참석하겠다고 나섰고 김영삼 후보 측에서는 참석을 꺼리다 막판에 참석을 통고했다.

그런데 김영삼 후보가 현장에 도착해보니 ‘대통령은 김대중!’을 외치는 함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심지어 김영삼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자 마이크가 고장나는 등 분위기가 엉망이었다. 결국 야권의 분열로 그해 노태우 민정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처럼 김대중, 김영삼 두 야당 지도자의 경쟁은 치열하였고 그러면서도 민주화를 위해 서로 협력하며 한 시대를 이끌었다. 이들은 구속과 가택연금, 단식 투쟁 등 고난의 행군이 계속되었지만 그럴수록 국민들의 지지 세력은 더욱 늘어났다.

이 무렵 여권에서는 김종필 전 총리가 세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이들 모두가 金氏였기 때문에 흔히 ‘3金시대’라 일컫고, 영문 이니셜로 YS(김영삼), DJ(김대중), JP(김종필)라 불렀다.

그리고 이들이 사는 동네 이름을 따서 YS를 따르는 사람들을 ‘상도동계’, DJ를 따르는 사람들을 ‘동교동계’, JP를 따르는 사람들을 ‘청구동계’라 칭했다.

상도동에는 김덕룡, 최형우, 김무성 등, 동교동에는 이종찬, 김상현, 권노갑, 박지원 그리고 청구동에는 김용환, 정석모 등 모두 기라성 같은 참모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 무렵 우리 정치사에 유례없는 인물 풍년을 맞이한 셈이다.

이렇게 1970~1990년대, 3김 정치가 피크를 이루었다. 그 이후 본인들이 세상을 떠나거나 정치 환경이 변하면서 ‘3김 시대’도 막을 내렸고, 오히려 ‘3김 정치의 청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들 지도자들이 분명하게 정치의 중심에 있었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3김을 떠받치는 뛰어난 참모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정치 상황을 보면 한심할 정도로 지도자가 없고, 참모들도 없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가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인용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그래도 이 사태를 움켜쥐고 해결할 지도자가 없고 참모라고 일컫는 사람들도 각자도생(各自圖生)이다.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통해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권성동 원내대표를 유임키로 했지만, 중진들 일부는 ‘국민과 당원을 졸로 보느냐’라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지금 그만두면 누가 수습하느냐며 그의 유임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리더십에 신뢰를 잃은 권 대표가 수습을 한다 해도 제대로 되느냐는 것이다. 물러나기도 더 버티기도 힘든 권 대표야말로 사면초가에 직면한 셈.

여기에 ‘윤핵관’이 당을 실질적으로 이끄는가 했는데 이제는 ‘신(新) 윤핵관’, ‘권핵관’, ‘장핵관’이 등장하는 등 국민의힘이 분열상마저 보이고 있다.

우리가 이와 같은 혼란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것은 바로 민생에 전념해도 부족한 이 상황에 집권당이 방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역시 이재명 의원을 새 당대표로 선출했으나 이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사법 리스크의 벽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미 검찰의 소환도 시작됐다.

민주당은 기소가 돼도 당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밀어붙여 ‘방탄용’이라는 비판을 받아왔기에 향후 행보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정말 이 시대 국민들로부터 존경받고 깨끗한 정치 지도자 통 큰 지도자가 그립다. 그런 인물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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