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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임금님의 착각  
변평섭 |    작성일 : 2022-08-28

벌거벗은 임금님의 착각



   변평섭 고문

  

“문재인 정부가 운동권 세력을 폐족(廢族)시켰다.” 현 충청북도 도지사인 김영환 지사가 지난해 6월 지난해 6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치과의사 출신인 김 지사는 지금은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민주당에서 국회의원을 시작한 4선의 관록을 지니고 있다.

그런 김 지사가 지난해 민주당이 민주화 유공자법을 추진하자 “또 보상을 넓히는 것이냐”며 ‘광주 민주화운동증서’를 반납하고 그렇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화운동의 경험을 가진 분들이 도덕적 우위를 가지고 청와대, 장관, 국회를 구성하고 있다”라며 “권력과 특권에 너무 취해 있다. 반성이 없다. 민주화운동으로 희생한 분들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그 무렵 뜨거웠던 ‘조국 사태’와 민주당의 ‘내로남불’이 정치문제로 크게 부각될 때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 지사가 ‘폐족’을 거론한 것은 충격적이었다. ‘폐족’ 하면 안희정 전 충남지사, 그리고 200년 전 다산(茶山) 정약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산은 18년간 귀양살이를 하면서 아들들에게 편지를 통해 교육을 시켰는데 “너희는 폐족이니 학문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라는 것이 주요 내용.

나라에 죄를 지은 자의 후손에게는 벼슬길을 막아버린, 그래서 그 후손을 ‘폐족’이라 일컫던 시대이니 다산의 심경이 오죽했으랴.

이와는 의미가 다르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로 익히 알려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도 2008년 민주당이 대선에서 패배하여 정권 재창출이 수포로 돌아가자 ‘친노(親盧)라고 표현되어온 우리는 폐족’이라고 하여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어쩌면 안 전 지사가 말하는 ‘폐족’은 선거에 패배하여 권력을 잃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현실을 강조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이번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의 당헌 재정에 “그렇게 하면 오만과 독선에 갇혀 또 폐족이 될 것이다”라며 다시 ‘폐족’이라는 단어를 꺼내 들어 비판을 가했다.

사실 김 위원장이 지적하지 않더라도 ‘당직자 기소 시 직무 정지’ 당헌을 개정하려는 민주당의 움직임에 대하여 국민 여론이 나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아무리 부인해도 앞으로 당 대표가 확실시되는 이재명 의원에 대한 방탄용이라고 인식돼왔기 때문이다.

그러자 민주당은 문제의 당헌 80조 1항을 그냥 두고 3항의 ‘윤리 심판원’을 ‘당무 위원회’로 바꾸기로 했다. 하지만 당원 개정을 기막힌 꼼수로 변장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윤리 심판원은 외부 인사로 되어 있어 당 대표가 당직 정지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지만, 당무위원은 당 대표가 임명하게 되어 있어 비록 사법기관에서 기소가 되어도 ‘정치 탄압’으로 인정, 당직을 계속 맡게 할 수 있다. 누가 봐도 꼼수다. 국민은 말이 없는 것 같지만 이것이 누구를 위한 ‘방탄’ 꼼수인지 속내를 다 안다.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벌거벗고도 멋진 옷을 입은 걸로 착각하는 임금님만 빼놓고 백성들은 그 벌거벗음을 다 아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민주당의 강성 당원들, 특히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개딸’들은 이것마저도 불만을 품고 당원 게시판에 자극적인 언어로 당헌 개정 반대자들을 성토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처럼 꼼수로 당을 몰고 가면 2021년 서울 시장과 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전력을 되풀이할 수 있다. 그때 소속 정당의 지방단체장이 부정부패 등 사고로 재선거를 치를 경우 후보자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을 개정하면서까지 공천을 강행했고 결과는 패배였다.

그리고 지난번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끼쳐 ‘폐족’처럼 되었는데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도 그렇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국민의힘 역시 매일 ‘윤핵관’이니 ‘양두구육’이니 하며 내부 싸움질에 세월만 보내면 ‘폐족’이 될 수 있다. 국민들은 다 아는데 임금님만 벌거벗은 걸 모르는 꼴이 되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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