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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재명 1600만 표는 황금일까?  
변평섭 |    작성일 : 2022-06-20

이재명 1600만 표는 황금일까?



변평섭 고문  

 

구한말, 금광개발이 붐을 이룬 적이 있었다. 너도나도 금맥(金脈)을 찾아 멀리 함경도에서 강원도, 전라도에 이르기까지 전국을 누비며 ‘노다지’의 꿈을 찾아 헤맸다.

경상남도 거창에 사는 어떤 사람도 그렇게 금광개발에 한 평생을 보내다 끝내 있는 재산도 날리고 불행하게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비록 노다지 금을 캐는 데는 실패하였으나 그렇게 허황된 도전도 아니었다.

왜냐면 처음 그가 발견한 금맥에서 상당한 양의 황금을 채굴했었기 때문이다. 그때 얼마나 가슴 벅차했던가. ‘이 경험을 살려 더 좋은 금맥을 찾자’, ‘그래서 황금의 노다지 꿈을 이루자’ 하고 계속 광산 개발에 투자를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다시 황금의 꿈은 실천되지 않고 재산만 날렸다. 그래서 그가 처음 얻은 황금에 만족하고 손을 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다.

정치인들 중에도 황금의 금맥을 못 잊어 실패를 무릅쓰고 도전을 계속하다가 건강과 재산을 날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재수, 삼수 끝에 도전하여 성공하는 경우도 있고 국회의원 역시 패배를 거듭하다 동정표로 당선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황금의 노다지를 캐는 데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인제 전 경기도지사는 1997년 15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신당으로 출마하여 비록 김대중 후보에게 패했지만 유효표의 19.2%인 492만여 표를 얻어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물론 신한국당의 이회창 후보의 보수표를 분산시켰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500만 표에 육박하는 득표는 대단한 것이었다.

이인제 전 경기지사에게 이 500만 표는 황금의 금맥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약이 되었을까, 독이 되었을까?

정치 평론가들은 그가 그 후 당적을 바꿔가면서까지 대통령에 출마하였으나 계속 실패했고, 17대 대통령선거 때는 0.6%의 매우 저조한 득표를 하는 등 추락한 이유는 바로 이 500만 표에 대한 미련 때문이었을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번 6월 1일에 있었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이재명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출마한 것 역시 대선 때 얻은 1614만 표가 황금 금맥처럼 보였기 때문인지 모른다.

그래서 내친김에 국회 입성도 하고, 1,614만 표의 여력을 모아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올려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는다… 그리고 5년 후 다시 대통령에 출마한다… 이런 황금 금맥을 향한 꿈.

그러나 그가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한 조건을 간과한 것이 있다.

첫째는 0.73%의 패배도 패배라는 뼈아픈 현실을 받아들이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지 않은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낙선 후 영국으로 가서 상당한 시간을 뒤돌아보며 공부하는 데 보냄으로써 국민들에게 지도자의 이미지를 새롭게 했다.

둘째는 정치는 명분인데 경기도에서 줄곧 정치무대를 넓혀온 그가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뛰어들 명분이 없었다. 차라리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노무현 대통령처럼 대구나 부산에서 출마하여 낙선을 했더라면 국민들로부터 이번 계양을에서 당선된 것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 결국 1614만 표를 등에 업은 그로서는 계양을을 가볍게 본 게 아닐까.

그런데 더 위험한 것은 최대 격전지 경기도에서 이긴 것에 내부적으로 위안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5선 중진의원 이상민 의원은 그러다가는 또 큰 패배를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옳은 말이다.

또한 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당선된 것은 민주당이어서가 아니라 그의 중도적이고 경제통으로서의 인물론 때문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처럼 이런저런 상황을 냉정히 돌아보고 잠시라도 선거와 떨어져 조용한 자기 시간을 갖는 게 그에게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1614만 표의 무게가 운신(運身)을 힘들게 했을까? 그 대답은 시간이 흐르면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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