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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Cry for me, Argentina!  
변평섭 |    작성일 : 2022-01-27

Don’t Cry for me, Argentina!



고문 변평섭 

 

매춘부에서 출발하여 무명 가수 그리고 혁명가, 마지막으로 대통령 영부인에까지 이르렀던 아르헨티나의 에비타 페론, 그는 1952년 33세의 새파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생에 자체가 참으로 매우 극적인 인물이다.

그의 무덤은 지금도 인기 있는 관광코스가 되었고 추모의 꽃다발이 줄을 잇고 있다. 그리고 마돈나의 노래로 절규하듯 부른 ‘Don’t Cry for me, Argentina!’는 에비타 페론의 비극적 이미지를 세계에 전파하는 계기가 되었다.

노래 제목 그대로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 말고 아르헨티나를 위해 울어다오’. 그러니까 그의 조국에 대한 간절한 사랑을 담고 있다. 그녀는 남편 페론 대령을 대통령으로 만든 일등 공신이었는데 타고난 미모에 연설 솜씨 또한 매우 선동적이었다.

대통령에 출마한 남편 페론을 지원하는 연설을 할 때는 ‘나의 사랑하는 데스 카미사도스여!’하고 시작했는데 이것은 ’나의 사랑하는 셔츠 없는 사람들이여‘의 뜻. ‘셔츠 없는 사람’은 아르헨티나의 가난한 사람들을 상징하는 말이어서 기득권층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그녀는 대통령 영부인이 되자 빈민가에 고아원, 학교, 병원을 많이 짓고 무리한 사회복지정책을 추진, 이른바 ‘페론주의’를 실현하고자 했다. 그렇게 그녀는 실권을 쥐고 있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포퓰리즘은 국가경제기조를 흔들었고 마침내 세계 경제 5대 강국을 자랑하던 아르헨티나를 수렁에 빠뜨렸다.

한때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지는 듯했으나 빈민층은 더 늘어 오늘날 74%에 이르게 했으며 높은 실업률과 물가 인상, IMF 구제금융의 긴 터널, 국제신용등급 하락, 그런 데다 고질적인 부정부패에 언론탄압, 되풀이되는 군부의 쿠데타… 온갖 악재는 다 뒤집어쓰고 있다.

그래서 에비타 페론에 대하여 서로 다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녀는 가난한 사람들, 노동자,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천사’라는 찬사를 받고 있어 지금도 아르헨티나 경제가 어려울수록 그녀를 그리워하는 계층이 있는가 하면, 세계 5위 경제 대국을 후진국으로 떨어뜨린 ‘악녀’라는 지탄을 받고 있는 것.

하지만 아직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비롯 주요 도시 곳곳에 에비타 페론의 초상화가 걸려있고 그의 무덤을 찾는 시민들이 많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역시 그 옛날, 좋게 말해서 사회복지정책, 나쁘게 말해서 ‘공짜’와 ‘포퓰리즘’에 대한 달콤한 추억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공짜는 국가야 어찌 되었건 국민 영혼에 무서운 중독 현상을 일으키는 것.

이런 중독 현상은 아르헨티나만이 아니라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들, 그리고 그리스에까지 퍼져있어 치유 불능의 상태에 이르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개혁을 주장하는 정당이나 후보는 공짜, 퍼주기를 약속하는 후보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포퓰리즘의 중독은 무섭다.

물론 스위스처럼 합리적인 국민은 포퓰리즘의 유혹을 강하게 물리쳐 건실한 국가 재정을 운영하는 나라도 많다.

스위스는 2017년 국민 1인당 월 300만원 상당의 기본소득을 시행하는 국민투표를 77%, 압도적인 숫자로 부결시켰었다.

왜 그랬을까? 첫째, 그렇게 되면 세금을 더 걷어야 하고, 시민을 위한 공공지출이 줄어든다는 것, 둘째, 국민들의 근로의욕이 줄고 외국에서 이민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것.

그런데 우리는 스위스가 아니라 아르헨티나가 가는 길을 가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대머리 치료약까지 건강보험급여 대상으로 하겠다는 공약이 나와 AP를 비롯 주요 외신들의 흥미로운 선거 이슈로 전 세계에 알려지고 있다.

물론 이것은 탈모인구 1000만명의 표 때문에 ‘생활밀착형 공약’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포퓰리즘이다. 이걸 두고 스위스 국민들 같으면 몇 년 후면 건강보험 적립금이 무너지는데도 건강이 아닌 외모 가꾸기에 거금을 쏟아부어야 하느냐고 따질 것이고, 아르헨티나 같으면 환호를 할 것이다.

우리는 어느 쪽일까? 국민을 공짜의 유혹에 빠지게 하여 결국 아르헨티나처럼 추락하는 국가로 만들지 않을까 매우 걱정스럽다. 새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Don’t Cry for me, Argentina!’ 음악이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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