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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허경영 전화  
변평섭 |    작성일 : 2022-01-03

허경영 전화



고문 변평섭

  

요즘 ‘허경영 전화’가 화제다.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그의 허스키한 전화 목소리에 짜증을 내는 사람도 있고 그의 전화가 왔다는 자체에 호기심을 갖는 사람도 있다.

도대체 이렇게 전국적으로 전화를 하려면 엄청난 요금이 발생할 텐데 그 돈이 어디서 나올까 하는 궁금증에서 과연 여론조사 5%를 넘어 대통령 본선 TV토론에 모습을 나타낼 수 있을까 하는데까지… 그에 대한 화제는 끝이 없다.

TV토론에 나오면 앉아서 하늘로 떠오르는 공중 부양이나 축지법도 시연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을 갖는 사람도 많다. 이렇게 ‘허경영 전화’가 이슈로 발전한 것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이름이 등장하면서다.

심지어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4.7%로 심상정 3.5%, 안철수 2.3%로, 3위를 기록하여 사람들의 눈을 휘둥그렇게 했다. 4.7%라면 5%에 근접했다는 것이고 5%가 되면 대선 TV토론에 등장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물론 이와 반대되는 3위가 아닌 4~5위로 밀려나는 조사도 많다.

그가 본격적으로 떠오른 것은 2007년 박근혜 전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과의 약혼설을 퍼뜨려 명예훼손죄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받으면서다.

그런 데다 선거 때마다 가공할 선심 공약을 내놓았는데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18세 이상 전 국민에게 1억원을 긴급 생계비로 지급하고 매월 150만원씩 주겠다는 것. 물론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선심성 공약을 내놓고 있다.

사실 맨 처음 그가 현금성 지원정책을 내놓았을 때 기존의 정치권이나 유권자들은 냉소적이기까지 했으나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규모나 성격은 달라도 허경영 공약을 닮아가는 현상을 보이자 유권자들의 시선에도 조금은 변화가 왔다고 하겠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 양주에 있는 ‘하늘궁’이라고 하는 자택, 그곳에서 이뤄지는 종교적 행위, 지지자들의 현금 행렬… 이런 것이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 아닐까?

종교인인지, 정치인인지, 그 경계가 모호한 허경영이 이렇게까지 관심을 끈 데는 기성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한다는 의견도 있다. 기성 정치 지도자들의 흔들리는 정체성과 그것이 몰고 오는 신뢰성의 상실이라는 것이다.

광주에서는 전두환을 짓밟고 경상도에 와서는 공과를 인정하는 발언을 하다가 그 후유증이 커지자 또 말을 묘하게 피해 나가는가 하면 ‘사드’ 배치, 부동산 정책… 등등 그 정체성에 혼선을 일으키는 현실에서 그리고 대선후보들의 가족 문제에 실망한 층이 ‘허경영 현상’에 호기심 어린 재미를 맛보는 것 같다.

정말 누구를 믿을까? 정부를 믿을까? ‘다시는 일상생활을 후퇴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대통령이 나서 K방역을 홍보했는데 지금 어떻게 되었는가? K방역은 뒤죽박죽이 되고 의료시스템은 붕괴 직전에 있다. 그리고 마침내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이런 판에 허경영의 큰 소리는 국민들 귀를 간지럽게 했다.

그는 말한다. 우리 예산이 중앙정부 600조, 지방정부 400조에 이르며 이 중 200조는 국회의원 등 권력층에 의해 빠져나가는데 이것만 막아도 자신의 공약을 해결할 수 있다고.

요즘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성남시 대장동 게이트도 그 사례 중 하나. 그러니까 이런 것만 막으면 그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기존 정치 지도자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그 정체성을 확실히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허경영 현상’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선거가 희화화(戲畫化) 하지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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