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계룡 대실지구 개발사업 ‘마구잡이식’

성토작업, 다량의 암석 불법매립 드러나

우수의원, 허남영 의원 선정



지난 26일 열린 계룡시의회 행정사무감사(건설재난과, 미래도시과)는 계룡 대실지구 부실공사 여부가 초점이 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전·충남지역본부가 계룡 대실지구 개발사업 성토작업을 하면서 규격에 맞지 않은 다량의 암석까지 매립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는 허남영 시의원이 이날 오후에 열린 미래도시과 감사에서 대실지구의 부실공사 의혹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국토부 및 LH의 건설표준 시방서에는 성토작업에 사용되는 암석은 지름 30㎝ 이하로 파쇄해 시공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부지조성 공사에서 30㎝ 이상의 큰 암석을 사용할 경우 암석과 암석 사이에 생기는 공극이 커져, 지반침하 현상은 물론 기초공사 때 말뚝을 깊이 박을 수 없어 부실공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LH는 이러한 규정을 어기고 다량의 암석을 그대로 매립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책임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이날 허의원은 미래도시과 김은식 과장에게 ‘현장을 확인했냐’고 물었고, 김 과장은 “민원이 있어 현장을 확인했다. 녹화도 해 놨다. 규격을 위반한 암석은 다시 파내 규격에 맞게 파쇄한 뒤 성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허의원은 이어 “토양환경보전법을 위반한 사항은 없는가. 당초 계획대로 주변에 있는 양질의 흙을 이용하면 될 것을 구태여 대전까지 가서 문제의 토사를 반입해온 이유는 무엇인가“를 따졌다.

김 과장은 “계룡시의 자연환경 훼손을 막을 수 있고, 외부에서 흙을 반입하면 20억 정도의 예산이 절감돼 그만큼 분양가가 낮아져 호재로 작용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김용락 부의장도 보충질의을 통해 “대실지구 공사와 관련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암석이 너무 많이 반입돼 나중에 아파트를 건축할 때 지반이 약해질 것을 우려하는 시민들이 많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또 “대형 차량이 아파트 밀집지역을 통행해 미산먼지 발생은 물론 규정 속도 및 신호등도 지키지 않아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며 시에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줄 것을 주문했다.

강흥식 행감위원장은 “외부에서 흙을 너무 많이 들여오면 대실지구가 당초 설계보다 지대가 높아지는 것”을 우려한 뒤, 각종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적할 조치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 지역 일각에서 “다량의 암석들이 불법으로 매립된 것이 밝혀진 만큼 적법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면서 “계룡시 발전을 위해 개발행위도 중요하지만 이를 빌미로 마구잡이 공사를 벌이는 것은 ‘득 보다는 독’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본보는 이날 계룡 대실지구 다량의 암석매립을 지적한 허남영 의원을 우수의원으로 선정했다.

한편 계룡대실 도시개발사업은 60만 5000㎡ 규모로 계획인구 1만 1283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주거·상업·교육 시설용지 등을 조성하게 된다. 3149억 원이 투입될 예정인 이 사업이 오는 2018년 완료되면 농소리 일원에는 아파트 4051가구, 단독주택 95가구 등 총 4146 가구가 입주하게 된다. /정병상 기자